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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한스 짐머의 영화음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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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국 댓글 0건 조회 3,612회 작성일 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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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짐머의 영화음악 (1)  



최대환 세례자 요한 신부 | 대신학교


인터넷 덕에 음악을 찾아 듣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은 시대입니다. 알고리즘이 듣는 이의 취향에 따라 좋아할 만한 음악을 끝없이 제공해 줍니다. 이런 시대에 음악을 듣기 위해 라디오 음악 방송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스트리밍의 시대에도 여전히 라디오 음악 방송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합니다. 사람들이 여전히 아날로그의 감성을 그리워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라디오 음악프로가 청취자의 마음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하는 것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화가 없지만, 예전의 라디오는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가 라디오에서 듣고 싶은 음악을 손꼽아 기다렸고, 또 라디오를 통해 새로운 음악과 그 세계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라디오 음악방송은 즐거운 놀이터일 뿐 아니라 대체할 수 없는 배움터의 역할도 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애청한 라디오 음악프로는 김세원 성우가 진행하던 <영화 음악실>입니다. 초등학교 때 작은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선물 받고 그 즐거움을 알아 <영화 음악실>을 몇 년 간 거의 매일 들었습니다. 중고등학생 시절에도 종종 영화음악 프로그램들을 찾아 들었습니다. 덕분에 영화에 대한 애정과 지식도 자랐고, 영화음악 거장들의 이름도 익숙하게 되었습니다. 


예술에 있어서, 20세기는 ‘영화의 세기’라고 할 만하니 자연스럽게 뛰어난 영화 음악가에게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대중적 인지도나 작품성으로 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거장은 역시 <미션>으로 유명한 엔리오 모리코네와 <스타워즈> 시리즈로 대표되는 존 윌리엄스입니다. 그러면 21세기도 20년이 흐른 지금, 영화음악을 대표하는 거장은 누구일까라는 궁금증도 생깁니다. 우리 시대 영화음악의 거장들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스코어 : 영화음악의 모든 것>에 나온 인터뷰를 모은 책, 『스코어 : 오리지날 인터뷰집』 (맷 슈레이더, 컴인, 2018)이 좋은 대답이 됩니다. 이 책은 우리 시대 대가들의 음악 세계와 작업방식을 소개해줍니다.

이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독일 출신의 작곡가 한스 짐머 (Hans Zimmer, 1957- )라 하겠습니다.     <다크 나이트>와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인터스텔라> 등 잘 알려진 영화들의 작곡을 맡은 인물입니다. 한스 짐머는 인터뷰에서 영화음악이 단순히 장식이 아니라 영화의 품격 자체를 더 올릴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그 좋은 예로 자신이 음악을 담당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글레디에이터>를 들었습니다. 


“여자 가수에게 맡겨 시적인 분위기를 살리자고 했죠. 결국 다음날, 밀밭에서 누군가의 손이 밀 이삭을 스치는 1분짜리 장면이 탄생했습니다. 그 장면이 처음부터 대본에 있었다면 아마 찍지 않았을 겁니다. 밀 이삭을 스치는 손을 그렇게 오래 찍을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 장면이 살아남은 건 리사 제라드가 부른 노래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그 음악 덕분에 감독이 영화를 조금 더 시적이고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119-120쪽).


이제 <글래디에이터>에서 시적 순간을 선사한 리사 제라드의 음성을 감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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