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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형제들 주님께서 “명령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마태 28,20)하려는 프란치스코의 「모든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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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국 댓글 0건 조회 550회 작성일 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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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화 사명 이행
- 평화 증진과 세계 공동체 건설]

‘폐쇄된 세계 위에 드리운 암운(暗雲)들’ ⑲
- 시대의 징표 정리, 희망의 새 경로, 우리의 소명

사회 현안을 보기,
복음과 전승과 이성과 경험으로 판단하기
빛과 누룩으로 행동하기

교회는 인류가 고뇌하지 않는 물음(사회 현안)에 답하지 않습니다. 세상일에 무관심해서가 아니라, 역사를 인도하시는 성령께 대한 희망과 믿음과 함께 정치‧경제‧문화‧과학과 기술 분야의 활동 등 ‘현세 사물의 정당한 자율성’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사회교리 회칙들이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선의의 모든 사람’을 대화에 초대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회칙 「모든 형제들」은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를 증진함으로써 평화를 구축하고 세계 공동체를 건설하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초대장입니다. 회칙의 주제와 내용에서 사회 현안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종합하면, 인간 존엄의 위기와 공동선의 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전쟁에 의한 평화의 위기, 세계화 과정의 철회로 인한 폐쇄 집단의 발흥에 따른 위기입니다.

회칙은 이 같은 위기를 불러온 악한 정신, 곧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를 증진하는 데 장애로 드러나는 추세를 ‘폐쇄된 세계 위에 드리운 암운들’ 일곱 개로 분류하여 진단합니다. 사회교리는 무엇보다도 시대의 징표에 관한 탐구를 강조하는데, 여기에는 시대정신을 파악하기, 선한 정신의 움직임을 찾아내어 동행하기 그리고 악한 정신의 움직임을 찾아내어 단호하게 거부하기가 포함됩니다. 특히 악한 정신의 움직임에 대해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악한 기세일수록 ‘사회적 약자’를 노골적으로 고통과 죽음으로 내모는 저열한 비윤리성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일곱 암운은 이런 점에서 ‘악한 정신의 움직임’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사회적 약자, 우리 형제 자매들 가운데 가장 작은 이들, ‘강도들을 만나 모든 것을 빼앗기고 초주검이 돼 내다 버려진 이웃’이 그만큼 ‘빛’을 갈망한다는 함의도 담겨 있습니다. 사회교리는 ‘어둠’을 진단하는 데 머물지 않습니다. 사회교리의 진정한 목적은 하느님께서 비추시는 빛을 교회의 얼굴에서 반사(反射)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자신의 가르침과 모범으로 하느님께 받은 구원의 보화를 세상에 건넴으로써 인류를 향한 존경과 연대를 드러냅니다. 이제 회칙은 암운을 뚫고 비추는 그 빛, 희망의 경로를 찾아 함께 걷자고 초대합니다: “언제나 희망은 완성의 삶을 향한 희구, 갈증, 열망에 관해, (…) 우리 정신을 진리, 선(善), 아름다움, 정의, 사랑 같은 고결한 실재들을 향해 들어 높이는 위대한 일을 성취하려는 염원에 관해, 우리에게 이야기를 걸고 있습니다”(55항).

대화를 통해, ① 인간의 존엄과 보편적 공동선의 증진을 가로막는 추세들을 찾아내고, ② 그것을 극복할 방법을 모색하여 우리 사회가 나아갈 길을 가리키며, ③ 그 모범을 보이는 책무는 구체적으로 지역 교회(주교회의, 교구, 본당)와 그리스도인에게 맡겨진 거룩한 소명입니다.

박동호 안드레아 신부 서울대교구,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 위 글에 나오는 인용은 필자의 번역에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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