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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형제들 주님께서 “명령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마태 28,20)하려는 프란치스코의 「모든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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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국 댓글 0건 조회 674회 작성일 2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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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화 사명 이행
- 평화 증진과 세계 공동체 건설]

‘폐쇄된 세계 위에 드리운 암운(暗雲)들’ ⑮
- 매체를 통해 소통한다는 환상

사회 현안을 보기,
복음과 전승과 이성과 경험으로 판단하기
빛과 누룩으로 행동하기

회칙 「모든 형제들」은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의 증진을 가로막는 오늘날의 추세들 가운데 ‘소통의 환상’을 가장 길게 다루고 있습니다(42-50항). 소통(communication)의 수단인 매체, 특히 대중매체의 급속한 양적‧질적 변화와 강력하고 광범위한 영향력은 불과 수십 년 사이에 나타난 ‘새로운 사태’라 할 만합니다. 하지만 소통에 대한 ‘환상’‘몰염치한 공격성’(44-46항) 그리고 ‘지혜를 담지 않은 정보’(47-50항)는 우리 삶 곳곳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여기서 기술(technology)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태도를 냉정하게 성찰하는 것은 그 악영향의 심각함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인간의 모든 기술은 결코 가치(價値) 중립적이지 않으며 윤리적 평가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기술 출현의 배경인 ‘사회’가 언제나 특정한 시대정신을 쫓기 때문입니다.대표적으로 ‘핵기술’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핵기술은 단지 기술로서만 머물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술의 선용(善用)과 악용(惡用)은 온전히 사람과 사회의 결정과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실제로 핵기술과 그 실현에는 끔찍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핵기술의 ‘평화로운 이용’을 내세운 핵발전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사고에서 끔찍한 재앙이 되었습니다. 무수한 핵무기 실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의 핵무기 사용은 핵기술의 비윤리성을 명백히 드러낸 사례입니다. 이러한 기술 사용은 소비가 인간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관념과 힘의 우위나 균형이 평화를 보장한다는 관념이 득세하는 시대와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의 풍요로움과 발전 뒤에선 수많은 사회적 약자가 양산되었고, 창조 질서가 회복할 수 없을 만큼 파괴되었습니다. 사회교리가 기술 지배 패러다임(technocratic paradigm)을 단호하게 배척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사람과 사회가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형국(세계)이니 말입니다.

소통의 매체, 특히 대중매체는 주로 정보화 시대의 이전(legacy, old media)과 이후(new media)로 나뉩니다. 그리고 그것의 발전과 전이(轉移)는 인쇄‧통신‧컴퓨터 기술의 혁신에 기인합니다. 여기서 사회교리는 대중매체의 선용이 가져다줄 이로움뿐만 아니라 그 악용에 따를 중대한 위험도 분명하게 경계합니다. 시민 대중은 자기가 속한 사회와 세상에서 일어난 일에 관하여 올바로 알아야 책임 있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건전한 사회생활을 위해 대중매체를 통한 정보의 객관성에 대한 권리와 정보의 윤리성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하지만대중매체가 “소수의 사람이나 집단들”에 의해 조종되거나 “통치 활동과 금융‧정보 기관들”과 유착하고 또는 “돈벌이가 되는 사업”으로 전락해버리면, ‘다수의 지배’(민주, democracy)는 심각하게 훼손됩니다. 그로 인해 책임 있는 참여가 가로막히기 때문입니다(간추린 사회교리」 414-416항 참조).

박동호 안드레아 신부 서울대교구,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 위 글에 나오는 인용은 필자의 번역에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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