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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형제들 주님께서 “명령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마태 28,20)하려는 프란치스코의 「모든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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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국 댓글 0건 조회 620회 작성일 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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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화 사명 이행
- 평화 증진과 세계 공동체 건설]

‘폐쇄된 세계 위에 드리운 암운(暗雲)들’ ⑭
- 국경선 위에서 실종되는 인간(이민)의 존엄

사회 현안을 보기,
복음과 전승과 이성과 경험으로 판단하기
빛과 누룩으로 행동하기

이민(移民)은 “자기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이주하는 일. 또는 그런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는 북미주나 유럽에 비하면 이민의 수가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결혼이민자나 이주노동자를 과거에 비해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국가‧지역‧개인 차원에서 우리는 이민을 어떤 사고(思考)와 행동 방식으로 만나고 있나요? 회칙 「모든 형제들」은 이민을 막으려는 추세(37-41항)를 보편적 형제애의 발전을 방해하는 암운 가운데 하나로 봅니다.

물론 회칙은 서구 문화에 매료되어 비현실적 기대를 안고 떠나는 이민과 그들의 약점을 악용하는 범죄, 이민 자신은 물론 그 가족이 겪는 이산(離散)의 아픔 그리고 가장 활기차고 진취적인 구성원을 잃어버리는 공동체의 파편화(破片化) 등을 이유로 타국으로 이주하지 않을 권리,곧 자기 나라에 남을 권리도 재확인합니다(38항). 하지만 회칙이 성찰하는 이민은 전쟁, 박해, 자연적 재난에서 탈출한 이민(난민)과 “더 나은 장래를 꿈꾸며 그 꿈을 성취할 조건들” 곧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기회를 찾는 ‘정당한’ 이민입니다(37항).

회칙은 “이민이 우리 세계의 장래에 중추적 역할을” 맡겠지만, 오늘날 나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합니다(40항). 첫째,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일부 정권들과 일부 자유주의 경제적 접근법은 “너무 많은 사람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추상적이며 지지하기도 어려운” 논거를 내세워 이민의 유입을 막고 있습니다(37항). 둘째, 이민의 유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시민 사이의 “두려움과 경계”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조장하여 퍼뜨리는 외국인 혐오 심리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과단성 있게 대처해야 합니다(39항). 셋째, 모든 시민사회의 기반이 되는 우리 형제자매들을 향한 책임 의식의 상실 역시 이민에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추세에서는, 이민도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사회생활에 참여할 자격(권리)이 있고, 똑같은 내재적 존엄을 지니고 있으며, 자신의 구속(救贖)에 있어 작인(作因)이어야 한다는 진실이 무시되기 일쑤입니다. 만일 그리스도인이 앞서 지적한 사고 및 행동 방식으로 이민을 “덜 가치있고, 덜 중요하며, 모자란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을 표명한다면, 이는 신앙의 깊은 확신을 배반하는 것으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태생, 인종, 종교와 관계없이 양도할 수 없는 모든 인간의 존엄과 형제적 사랑이라는 최고의 법보다 자신의 정치적 선호를 더 높은 곳에 올려놓는 것이기 때문입니다”(39항).

박동호 안드레아 신부 서울대교구,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 위 글에 나오는 인용은 필자의 번역에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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