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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형제들 주님께서 “명령하신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마태 28,20)하려는 프란치스코의 「모든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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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국 댓글 0건 조회 742회 작성일 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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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화 사명 이행
- 평화 증진과 세계 공동체 건설]

‘폐쇄된 세계 위에 드리운 암운(暗雲)들’ ⑪
- 모든 사람을 위한 계획의 부재

사회 현안을 보기,
복음과 전승과 이성과 경험으로 판단하기
빛과 누룩으로 행동하기

회칙 「모든 형제들」은 ‘불충분하게 보편적인 인권들’에 이어 ‘다툼(분쟁)과 두려움’(25-27항)을 오늘날 ‘모든 사람을 위한 계획의 부재’를 보여주는 표지들 가운데 하나라고 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세계대전을 “세계 여러 나라가 관여하는 큰 규모의 전쟁”이라 하고, 특히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은 “세계 경제 공황 후, 파시즘 체제에 있던 독일‧이탈리아‧일본 등의 군국주의 나라와 미국‧영국‧프랑스 등의 연합국 사이에 일어난 세계적 규모의 전쟁”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그런데 회칙은 오늘날 인류가 “여기저기 때때로 발생하는” ‘산발성(散發性) 제3차 세계대전’을 겪고 있다고 진단합니다(25, 259항 참조). 대중매체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니아 전면전과 올해 이스라엘-하마스 전면전을 속보로 알렸는데, 사실 두 지역은 오랜 기간 무력 분쟁을 겪던 곳입니다. 이번 원고를 준비하면서 ‘진행 중인 군사 분쟁 목록’을 검색해보니 이 지면에 소개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회칙은 폭력의 정세(분쟁)들이 흔해졌으며, 그래서 마치 일상사처럼 되어 놀랄 만한 일도 아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회칙은 이런 폭력의 정세들을 여러 관점에서 고발합니다. 첫째, 인간 존엄의 관점에서, 전쟁과 테러리즘 그리고 인종적 종교적 박해는 “인간 존엄에 대한 공공연한 모욕”입니다. 둘째, 진실의 관점에서, 이런 폭력의 정세가 때로 특정 이해관계, 주로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곤 합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무기 수출의 기회로 보거나, 과거 미국-이라크 전쟁과 관련해서는 전후 복구 참여로 얻게 될 이익을 전망하는 대중매체의 보도 태도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의 전쟁이 ‘상업 전쟁’(commercial war)으로 보인다고 비판한 적이 있는데,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셋째, 공동선의 관점에서, 모든 전쟁은 “형제애(혈육 관계)를 향한 인간 가족의 내재적 소명(공동선을 향한 하느님의 부르심)”을 침해합니다. 한국전쟁이 남과 북 사이의 뿌리 깊은 “불신을 낳아” 저마다 “자기들의 안전지대로 물러나서”(26항) 오랫동안 적대적으로 대립하고 부정하는 형국은 하나의 예입니다.

마지막으로, 회칙은 정신 구조의 관점에서, 폭력적 정세는 상대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을 퍼뜨려 스스로 장벽을 높게 쌓아 그 안에서만 안전을 보장하려는 기이한 모순에 갇히게 한다고 고발합니다. 마침내 그 장벽 너머의 사람들‧세계‧문화는 위협적 존재, 곧 두려움과 불신의 대상이 되어 ‘모든 사람을 위한 계획’에서 배제되고 맙니다.

박동호 안드레아 신부 서울대교구,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 위 글에 나오는 인용은 필자의 번역에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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