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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한스 짐머의 영화음악 (4): <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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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국 댓글 0건 조회 2,539회 작성일 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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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짐머의 영화음악 (4): <듄>


최대환 세례자 요한 신부 | 대신학교


작년 하반기 가장 화제가 된 영화 중 드니 빌레브 감독의 <듄>을 빼어놓을 수 없습니다. 총 여섯 권으로 된 방대한 원작소설의 첫 번째 책 전반부를 겨우 다루고 있으니 영화화가 이제 시작점을 찍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소설을 대표하는 제1권에 대한 영화화가 완성되어야 전체적으로 영화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개봉한 첫 번째 영화는 적어도 앞으로의 영화화를 기다리게 할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평가됩니다. 

 

소설 『듄』은 SF 소설의 장르 중에서 이른바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영역을 홀로 정립한 작품으로 평가되는 전설적인 작품입니다. 1965년 출간된 이후 여전히 SF 소설 안에서 그 높은 위상이 흔들리지 않는 ‘고전적’ 작품이지요. 


『듄』의 작가 프랭크 허버트(1920-1986)은 신문기자로 활동하다 거의 마흔이 다 된 나이에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사십대 중반에 『듄』의 첫 번째 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이 작품으로, 흥미진진하고 방대한 이야기와 여러 매력적인 인물들을 창조했을 뿐 아니라, 철학적이며 문명사적이고 생태학적 사유의 내용을 담아 오랫동안 거듭 읽고 생각할 가치가 있는   ‘세계관’을 창조했다고 평가받습니다. SF 장르를 즐기는 독자가 아니라도 첫 번째 책인 1부 『듄』(김승욱 옮김, 황금가지)은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흥망성쇠와 우주 안에서 문명의 진화과정을 다루는 이야기가 웅장하고 흥미롭거니와, 이 소설이 오늘날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고 있는 대중문화에 준 영향을 가늠해보는 것도 유익하기 때문입니다. 


거의 불가능하다는 영화화에 도전한 드니 빌뇌브 감독은 SF 영화의 걸작 <블레이드 러너>(1982)의 성공적 리메이크인 <블레이드 러너 2049>(2017)를 제작했고, 근자에 나온 SF 소설의 걸작집, 테드 창의 『내 인생의 이야기』에 실린 표제작 역시 <콘택트>(2016, 영화 원제는 Arrrival)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한 인물입니다. 이번에 선보인 <듄>의 압도적인 영상미와 유장한 흐름은 이 영화가 오랫동안 명작으로 기억될 것으로 예감케 하고 후속편을 기대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영화가 지닌 힘의 많은 부분은 압도적인 음악과 음향의 효과에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극장에서 ‘경험’할 때 더 두드러지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음악을 한스 짐머가 맡고 있습니다. <듄>의 음악작업은 그에게도 일생의 꿈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영화의 음악에 쏟은 그의 엄청난 열성과 노력도 당연하다 싶습니다. 그는 민속 음악적 요소까지 포괄하는 여러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하였고, 실제로 영화에 사용된 것 외에도 여러 음악적 스케치와 영화에 관련된 아트북을 위한 음악까지도 작업해 발표했을 정도입니다. <듄>의 다음 영화에 한스 짐머가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벌써 궁금해집니다. 


한스 짐머의 <듄> 영화음악집에 수록된 모든 곡이 인상적이지만, 그래도 먼저 추천하게 되는 곡은 프로그레시브 락 그룹 핑크 플로이드의 <Eclipse>를 한스 짐머가 새로 작업한 곡입니다. 70년대 『듄』을 영화화한다면 많은 이들이 가장 어울리는 음악가로 꼽았던 핑크 플로이드에 대한 헌정이자, 음악 자체로도 매우 매력적이며 영화에도 퍽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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