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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환희의 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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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국 댓글 0건 조회 2,553회 작성일 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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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의 송가 


최대환 세례자 요한 신부 | 대신학교


새해가 밝았습니다. 송년과 신년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 꼽자면 아무래도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이 떠오릅니다. 해가 바뀌는 시기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희망을 구하는 때이기에, 이 음악에 담긴 숭고함과 벅찬 감동 그리고 심오한 인류애는 어느 때보다도 마음 깊이 다가옵니다. <합창 교향곡>이 폭발하듯 드러내는 높은 이상은 한 해의 시작 때문인지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넓은 전망과 긴 호흡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의 원천이 됩니다. 연말연시 어느 나라에서든 교향악단과 합창단은 마치 의례와도 같이 <합창 교향곡>을 연주합니다. 다만 코로나 이후 공연이 제한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 음반이나 음원 그리고 공연 영상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음반사(音盤史)에서 <합창 교향곡>을 말할 때, 독일 고전 음악 지휘에 있어 전설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빌헬름 푸르트뱅글러(1886-1954)의 녹음을 먼저 꼽게 됩니다. 베토벤과 브람스, 브루크너와 바그너로 이어지는 독일음악의 본령(本領)을 이루는 교향곡들과 오페라의 연주에 그의 영향력은 매우 큽니다. 가장 잘 알려진 그의 음반은 클래식 음반사에서 길이 남을 1951년 바이로이트에서의 실황 녹음입니다. 그동안 수없이 복각되었는데, 최근 들어 늘어난 LP 음반에 대한 관심 덕에 다시 출반되고 있습니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 유럽 전역에 송출된 실황이다 보니 푸르트뱅글러의 입장하는 발소리나 공연 후 박수 소리까지 남김없이 녹음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푸르트뱅글러의 애호가들이 찾는 또 하나의 음반은 스위스 루체른에서 있었던 실황 녹음입니다. 그가 타계하기 불과 3개월 전의 연주회인 만큼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푸르트뱅글러와 함께 20세기 지휘의 흐름을 이룬 이탈리아 출신의 명지휘자 아르투르 토스카니니(1867-1957)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과 <장엄미사>를 모은 음반도 역사적인 명반입니다. 토스카니니가 지휘한 <합창 교향곡>과 <장엄미사>를 감상하는 것은 새해에 뜻깊은 체험이 될 것입니다. 베토벤은 젊은 시절부터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이 시에 어울리는 위대한 음악을 작곡하는 것은 그의 평생 꿈이었습니다. 베토벤은 임종하기 3년 전 <합창 교향곡>을 완성하는데, 마지막 악장을 파격적이며 전무후무한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바로 쉴러의 <환희의 송가>를 중심으로 독창과 합창의 장대한 피날레를 작곡한 것이고, 이로써 오랜 꿈을 이루며 자신이 간직했던 인류애의 위대한 이정표를 음악적으로 완성했습니다. 이러한 인류애의 이상은 <장엄미사>에 드러난 하느님께 대한 찬미와 쌍을 이루고 있다 하겠습니다. <환희의 송가>는 인류애와 동시에 창조주께 대한 경배를 촉구합니다.


“세상을 창조하신 그분이 느껴지는가? 

 창공 위에서 그분을 찾아라. 

 별이 반짝이는 저 위에 틀림없이 창조주가 계시리니!”


<합창 교향곡>은 지휘자와 교향악단을 평가하는 시금석과 같기에 각기 심혈을 기울인 명음반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20세기 중,후반의 대표적 지휘자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 칼 뵘의 연주 등이 유명합니다. 또한 베를린 필을 떠나며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남긴 음반 역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음악 영상으로는 현존하는 대가인 리카르도 무티가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연주한 전곡 실황이 있습니다. 좋은 영상과 음질로 이 곡의 정수를 만끽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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