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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야기 겨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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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국 댓글 0건 조회 2,337회 작성일 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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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최대환 세례자 요한 신부 | 대신학교


축복의 시간인 성탄 주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구유에 깃든 빛을 바라보며 희망을 가지고 새해를 맞이하는 때입니다. 모든 이가 마음 깊은 곳에서 삶의 용기와 의지를 다시 길어 올리는 시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은 성탄 주간에 벗이 될 만한 음반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치유와 희망의 정서가 흐르는 음악을 담은 이 음반의 제목은 <겨울 이야기> Winter Tales입니다. ‘겨울 이야기’라 하면 셰익스피어 후기에 속하는 동명의 희곡이 떠오릅니다. 용서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었지요. 하지만 많은 이에게 ‘겨울 이야기’의 시작은 무엇보다 성탄 이야기고, 성탄은 모든 겨울 이야기들의 수원(水源)이 됩니다. 그러기에 ‘겨울 이야기’에 가장 어울리는 음악은 성탄 노래라고 하겠습니다. 


<겨울 이야기>는 캐롤과 성탄 성가들을 매우 명상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음반입니다. ‘겨울 이야기’라는 제목의 원문이 복수로 되어있는 사실이 암시하듯, 서로 다른 음악가들이 어린 시절부터 사랑했던 성탄 노래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으며 세련되고 수준 높은 음악성을 보이지만, 전혀 난해하지 않고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합니다. 

이 앨범은 오늘날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음악가들을 발견하고 대중에 알리는 데 기여한 도이체 그라모폰 음반사에서 발매되었습니다. 성탄을 맞는 음악애호가에게 좋은 선물이고, 이러한 경향의 음악에 입문하게 하는 초대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음반사는 앨범의 모든 곡을 유튜브에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겨울 풍경의 아름다운 압화를 연상하게 하는 영상들은 성탄의 고요한 축복을 명상하고 체험하게 합니다. 모든 곡을 다 추천하고 싶지만, 여기선 지면 관계상 세 곡만 소개합니다.

먼저, 앨범의 네 번째 곡으로 하니아 라니와 도브라바 초저라는 폴란드의 두 여성 음악가가 새롭게 편곡하고 연주한 폴란드 성탄 성가 <아기예수가 울고 있네>를 추천합니다. 두 사람이 말한 작품 의도처럼 단순하면서도 숭고하면서도 깨어질 듯 연약함을 간직한 음악이 마음을 울립니다. 

이어지는 곡은 무죄한 어린이들의 순교를 주제로 하여 16세기 영국에서 나온 성탄 성가 <코벤트리 캐롤>입니다. 이 앨범에서는 미국의 미니멀리즘 계열의 음악 집단인 발머레이가 조촐하면서도 명상적인데다 월드뮤직의 느낌을 더해 연주합니다.

마지막은 이 음반에서 가장 마음을 울리는 멜로디의 곡이라 할 수 있는 <마음은 언제나 방랑자라네>입니다. 스칸디나비아 지방의 오래된 이 성탄 노래는 재즈와 클래식을 포함하여 여러 북유럽의 성악가들이 노래한 덕에 친숙해진 곡입니다. 애잔하면서도 감싸주는 선율이 깊은 감동을 줍니다. 이 앨범에서는 노르웨이 출신의 각광 받는 젊은 여성 바이올린 주자 마리 사무엘슨이 연주했습니다. 목소리로 원곡을 듣고 싶다면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의 첼로 주자들과 함께 연주한 소프라노 마리 에릭스모에의 영상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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